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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융성? 문화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2013. 12.26(목) 09:15확대축소


‘문화로 행복한 삶’, ‘문화융성’ 시대. 듣기에도 가슴 설레고 즐거운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대통령 취임식에서 ‘경제부흥’ ‘국민행복’과 함께 '문화융성'을 국정의 3대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변방의 장식품 취급받던 ‘문화’가 일약 국정의 주요기조로 등극했다.
대통령이 이날 ‘문화융성’이란 말을 19번이나 언급해서인지 여느 때보다 문화에 대한 많은 관심이, 정책이 쏟아졌다.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가 생겼고 인문학 융성 뒷받침을 위한 독서문화 진흥 기본계획도 나왔다. 문화를 국민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권으로 명시한 문화기본법도 제정됐다. 정부 총 예산 대비 1.39%에 불과한 문화 재정을 2017년까지 2%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발표도 이어졌다.
숨가쁘게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문화로 행복’한 시대가 열린다고 아우성이다.
헌데 이 현란함 너머 문화계에서는 탄식과 비통이 쏟아진다.
문화융성의 상징 중 하나로 올 가을 문을 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전 때 특정 작품을 걸러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를 앞두고 사회 참여적 성향 작품 일부를 내린 것이다. 청와대 지시로 빠졌다는 의혹이 일었다. 물론 청와대는 부인했다.
문화생태계에에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일들이 벌어진다.
시인들이 정치에 복무하고 나선다. 한국시인협회가 근대 인물 112명을 다룬 시집(‘사람’)을 발표하며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나섰다. 이에 뒤질세라 문학전문지 ‘현대문학’이 박 대통령 수필을 게재하면서 몽테뉴 수준의 작품이라고 떠받든다. 나아가 원로작가 이제하의 소설이 유신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연재를 거부한다.
광주라고 비껴 가지 못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디자인비엔날레 한 작품에 북한 인공기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해당작품을 철거했다가 비판이 일자 다시 내거는 소동을 벌였다. 광주시 광복절 기념식에서 소년소녀합창단이 체 게바라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한바탕 법석이 일고 지휘자가 결국 사임했다.
예술계 내부의 자기검열까지 정부 탓을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이같은 자발성이 정권의 암묵적 방조나 은근한 회유 등이 만들어낸 참상이라는 점에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문화’로 행복하고, ‘융성’시키겠다는 정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신 이후 사라졌던 문화계 내부의 폭력적 자기검열이 왜 하필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문화’를 국정기조로 삼은 정권에서 일어나는지 되새겨봐야 한다.
일그러진 문화융성은 비단 예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책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혹은 문화수도)’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문화융성’을 주창하는 정부인지 헛갈린다. 이 사업은 문화부문 국책사업 중 가장 큰 사업이다. 헌데 불안하고 위태위태하다. 대통령의 마음을 정부부처가 못 따라 가는 모양이다.
전체 사업 중 ‘국립아시아문화전당’만이 홀로 조성사업의 아이콘으로 명맥을 지탱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관광부가 느닷없이‘법인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법인화 자체가 갖는 경쟁력이나 호불호를 떠나 전개과정이 너무 비 문화적이다. 그 흔한 공청회도 전문가 집단 의견 수렴도 없이 전격적인 발표가 먼저였다. 문화계와 전문가 집단, 시민사회가 반대하고 나섰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설명이 뒤를 잇는다. 법인화의 강점과 장점을 ‘이해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또 그 소리인가?
‘문화’를 통한 융성과 국민행복, 국가 경쟁력 확보는 21세기 화두이자 우리나라의 과제다. 잘 만들어서 잘 다듬어서 대통령도 국민도 행복한, 융성한 문화 시대를 만들어 보자, 제발.


조덕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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