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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세계 속으로 성큼 나아가다
2014. 01.22(수) 00:10확대축소
2014년 청마의 광주는 그야말로 숨가쁘다.
우선 국제적으로는 ‘동아시아문화도시’의 원년이다. 광주는 중국의 취안저우 일본의 요코하마와 함께 2014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지정돼 그 첫 발을 내딛는다.
그뿐인가. 건국 이래 최대 국책사업으로 불리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아이콘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올 연말 완공된다. 또 아시아에 국제 미술축제를 알린 광주비엔날레가 출발한지 20년이 되는 해다.
여기에 내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와 국제디자인 연맹 총회 등 대형 국제 대회를 준비해야하는 해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세계로 박차고 날아오를 듯한, ‘문화’를 통한 세계 경쟁력을 확보해내고야 말 듯한 용틀임이 느껴진다. 그 열기가 한낮의 가장 뜨거운 기운에 1년 중 가장 뜨거운 여름을 뜻한다는, 박력과 싱싱한 생동감으로 다가오는 청마(靑馬)와 너무 잘 어울려 보인다. 그래 올 해 함께 가보자.

동아시아문화도시 섬세한 대응 필요
동아시아문화도시는 유럽 문화수도 정책을 벤치마킹 한 것이다. 유럽연합이 매년 한 도시를 문화수도로 지정, 재정 지원은 물론 해당 도시의 역사·문화를 공유하면서 관광산업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문화정책 중 하나다. 유럽은 이 문화수도를 통해 해당도시의 문화경제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종교와 전쟁 등으로 갈라지고 상처입은 유럽을 하나로 묶는 연대의 틀로도 활용하고 있다.
한·중·일 3국이 지난 2013년 합의한 동아시아 문화도시 정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 3국이 해당국가에서 가장 문화적인 도시를 선정해 함께 교류하고 공유하며 홍보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첫 도시로 지정되기 위해 각국 도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이들 세 도시가 선정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꿈은 좋으나 해몽이 중요해 보인다. 해상실크로드의 거점도시인 취안저우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80억원을 투입하며 도시 전체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의 떠오르는 문화도시 요코하마는 국제무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을 뿐아니라 이미 확보된 예산만도 40억원에 달한다. 이에비해 광주는 풍부한 정신적 자산을 자랑하지만 발걸음이 더뎌보인다. 한국정부는 동아시아문화도시에 쥐꼬리 예산을 배분, 시비를 보태도 10억여원을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문화라고 하는 것이 덩치나 눈요기로 판단될 일은 아니지만 예술교류 등 예산을 필요조건으로하는 사업들이 있어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체제정비로 돌파해야
현대미술의 제전으로 1995년 당시 한국사회에 문화적 충격을 가져다 줬던 광주비엔날레가 20주년을 맞는다.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정신을 탐색하고 나서는 한편 시민들과 다양한 강좌를 전개하는 등 광주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나와 안착을 모색하고 있다. 다양성과 근간을 찾아나서는 모습은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한다.
이 모든 문화적 움직임을 담아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자꾸 목에 걸린다. 목에 가시다.
건물 완공이 눈앞이지만 조직은 틀도 갖추지 못하고 논의중이다. 지난해 국립 문화전당의 법인화 전환 논란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 건물에서 뭘 할 건지도 아직 연구중이다.

한국 인문학의 보고, 뒷심 기대
광주라는 거대한 용광로가 보여주는 다양한 용틀임은 어제 오늘 몇 개의 정책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땅은 이청준 조정래 등 근현대 한국문단의 거장들을 배출했을 뿐아니라 남종화의 본고장으로 조선 이래 미술의 고장이기도 하다. 그뿐인가. 한국인의 영혼을 노래한 판소리, 동편제와 서편제의 고향이다. 그야말로 한국 인문학의 보고로, 한국인의 정신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아름다운 땅이 이제 그의 숨결과 호흡에 맞는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아 청마처럼 세계로 박차고 날아 오르도록 해보자. 그러기위해서는 그 여느 때 보다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딛고 있는 발 밑을 다시 한번 고르고 가다듬어 보자.


조덕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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