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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없이는 살 수 없다
2014. 09.04(목) 11:27확대축소
“본의 아니게 쓸모없는 사람들이란 바로 새장에 갇힌 새와 비슷하다. 그들은 종종 정체를 알 수 없는 끔찍한 ,정말이지 끔찍한 새장에 갇혀 있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중략…이 감옥을 없애는 게 뭔지 아니? 깊고 참된 사랑이다. 친구가 되고 형제가 되고 사랑하는 것, 그것이 최상의 가치이며, 그 마술적 힘이 감옥 문을 열어준다.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죽은 것과 같다. 사랑이 다시 살아나는 곳에서 인생도 다시 태어난다.”(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영혼의 화가, 태양의 화가 고흐는 현대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중 한명으로 크리스티 등 미술시장에서 최고가를 갱신하는 작가다. 허나 정작 그 자신은 지독한 가난과 세상과의 불화로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다 결국 37세의 젊은 나이에 자실로 생을 마감, 파리 북부 오베르 쉬르아즈 언덕의 별로 남았다.

살아생전 스스로를 ‘갇힌 새’에 비유했듯이 닫힌 삶에 시달렸지만 ‘화가공동체’를 꿈꾸는 등 끊임없이 소통과 화해와 교류를 꿈꿨다. ‘초원이나 구름을 그리는 일보다 인간 존재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했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더 편하게, 농민과 노동자들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꼈다. 그를 위대한 화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최초의 걸작으로 꼽히는 ‘감자먹는 사람들’은 이런 그의 생각과 그의 노동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가족들 한 명씩을 따로따로 40번 이상 그리며 인물을 탐구했고, 그들의 일과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함께 공유하며 마치 자신이 농부가 된 것처럼 농부의 편에 서서 화폭에 담았다.

그들 속으로 깊이 들어가 그들과 하나가 되고자 한 것이다.

한 작가의 작업에서 뿐아니라 개인 간, 우리사회에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소통과 진정한 화합의 모습이다. 이는 지난달 다녀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중요한 가르침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회가 보듬지 않은 약한자들 속으로 성큼 걸어들어가 사회의 관심과 소통을 당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따듯한 눈빛과 발걸음으로 우리는 한없는 위로와 위안을 받았다. ‘형제의 죄를 77번이라도 용서’하고 ‘형제애를 나누’고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가 되’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나아가 프란치스코는 정치적 중립 운운하며 자국민도 달기를 꺼려하는 노란리본을 떠나는 날까지 가슴에서 떼지 않았다. ‘노란리본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키지 못한다’고 투명하게 답했다.

프란치스코의 당부와 사랑을 고흐는 이미 100여년전 온몸으로 살아낸 것이다. 자신의 전존재를 걸어 꿈을 좇고, 사람을 그리워하다, 끝내 별로 사라진 한 예술가의 치열한 삶과 한맺힌 절규는 그래서 오늘날 우리에게 위안이 되고 지친 삶을 아름답게 비추는 빛으로, 하늘의 별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세월호 특별법이 한치 앞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두 눈 번히 뜨고 꽃다운 아이들이 바다에 수장당하는 것을 지켜봐야했던 부모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거리로 나 앉았다. 아이들의 죽임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한 맺힌 호소를 하고 있다. 눈물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약속했던 대통령은 아무 말이 없고 정부와 여당은 법치를 외치며 유가족의 기대와 요구를 ‘생떼’ 취급한다.

그 삭막한 풍경 너머로 목숨을 건 단식을 했던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에게는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저주와 비방, 야만적 테러가 자행됐고 유가족들에게 ‘뭘 더 달란 말이냐’고 몰아붙인다. 적당히 넘어가라는 야만의 목소리가 넘실거린다. 대 참사가 벌어진 날이 지난 4월16일이니 바로 엊그제 일이기도 하거니와, 누군가에세는 잊어버리고 싶은 아주 오래전 일이기도 할 것이다.

고흐는 다시 말한다.

“그림이란 게 뭐냐? 그건 우리가 느끼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서 있는, 보이지 않는 철벽을 뚫는 것과 같다. 아무리 두드려도 부서지지 않는 그 벽을 어떻게 통과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인내심을 갖고 삽질을 해서 그 벽 밑을 파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예술 뿐 만아니라 다른 일도 마찬가지다”

조덕진

조덕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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