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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 우리 글의 고마움
2019. 02.14(목) 19:01확대축소
우리 말, 우리 글의 고마움



지난 1월에 개봉된 영화 ‘말모이’를 관람했습니다. 영화의 소재가 우리 말과 글이란 걸 알고 무척 끌렸지요. ‘말모이’란 생소한 말은 ‘우리 말을 모은다’는 뜻으로 일제강점기에 편찬하고자 했던 사전의 이름이자 말을 모으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중고등학교 국사 시간에 배운 지식으로 조선어학회 사건(1942년)과 이 사건으로 많은 국어학자가 투옥되어 고초를 겪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투옥된 분들 중 이윤재, 한징 선생 두 분이 출옥 전에 옥사하셨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우리 선조 중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 계셨다는 사실이 무척 감동되었습니다.

사전 편찬을 주도했던 주시경 선생 사망 19년 후, 1929년에 108명의 위원이 모여 조선어사전 편찬위원회가 조직되었고, 1933년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발표, 1936년엔 표준어를 선정했고, 그 후 말의 소통을 위해서 다른 지역의 사투리 말모이의 필요성이 대두, 당시 ‘한글’이라는 잡지를 통해 “각 지역의 말을 모아주세요”라는 광고를 실었더니 각 지역에서 쓰는 말들을 담은 편지가 조선어학회에 물밀듯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조선 말 큰 사전은 1947년부터 1957년 까지 총 6권이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는 우리 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습니다.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은 이런 예언을 하셨지요. “보아라. 지금 일본이 우리를 침략했으니 앞으로 우리의 근본을 무너뜨리려 할 것이다. 그 근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문화이고 그 문화를 지탱하는 것이 우리의 언어다. 그러므로 저들은 제일 먼저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으려 할 것이다.” 이 예언처럼 우리 말 쓰기가 금지된 학교에서 우리 말을 쓰다가 일본인 교사에게 심한 욕설과 매질을 당한 우리 학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지어 주신 예쁜 우리 이름 대신 강제로 일본 이름으로 바꿔 불리는 아픈 역사도 보여주었습니다.

주시경 선생은 “말과 글은 민족의 혼과 정신을 담는 그릇이고, 문명 강대국은 모두 자국의 문자를 사용한다”고 하셨지요. 프랑스 유학 중에 외국인들과 모국어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가 있었습니다. 이때 우리 고유의 글이 있고, 고유의 말이 있다고 하면 그분들이 매우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자음과 모음으로 된 우리 글을 써 보여주면 신기한 둣이 바라보는 걸 보면서 우리 모국어가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중남미 대부분의 나라는 자기 나라 말이 따로 없고 스페인어 혹은 포르투칼어를 씁니다.)

공기와 물, 사랑과 우정, 자유와 평화 등은 있을 땐 그 가치를 모르고 있다가 잃고 나면 그 진가를 깨닫게 되듯,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 말과 글이 얼마나 소중하고, 여기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의 수고가 있었으며, 앞으로 우리가 어떤 정성으로 우리 말과 글을 갈고 닦아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 모국어의 보물창고인 우리 시도 더 사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이번 호 암송추천시는 박성우 님의 ‘나이’입니다. ‘화자’의 나이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여러 은유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나이

박성우 (1971 ~ )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중심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



먼 기억을 중심에 두고

둥글둥글 살아간다는 것



무심히 젖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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