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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성공 함께 나누는 ‘신실력주의’ 사회로 새로운 공동체 만들어야”
2019. 04.10(수) 14:03확대축소
“개인의 성공 함께 나누는 ‘신실력주의’ 사회로 새로운 공동체 만들어야”





새학기가 시작됐다. 사회진출을 꿈꾸거나 상급학교 설계로 바쁜 즈음이다,

저마다 꿈을 좇아 혼신을 다해 ‘실력’을 기르고 있다. ‘노오력’하면 ‘실력’으로 저 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인가.

한국 교육학의 권위자이자 국제인명센터와 마르퀴즈 후즈 등 세계 양대인명사전에 등재된 세계적 교육자인 광주교대 박남기 교수가 한국사회가 금과옥조로 떠받는 ‘실력주의’의 위험성과 폐혜를 경고하고 우리사회를 이끄는 상위 10%와 주변의 성찰을 촉구하는 제언 ‘실력의 배반’으로 교육계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 교수를 만나 신세습사회에서 보다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실력의 진정한 의미, 실력쌓기의 사회적 의미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편집자 주>







‘실력주의’는 차별과 배제의 또 다른 이름?



실력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공정한가, 혹 실력중심의 평가가 차별과 배제는 아닌가?

교육현장에서 한국 교육의 문제점과 대안, 학술적 과제를 탐구해온 광주교육대 박남기교수가 지난 연말 ‘실력의 배반’이란 저서를 통해 한국사회에 던진 질문이자 속칭 상위 10%라는 사회지도층에게 철학적 성찰을 촉구하는 제언이다.

재산 뿐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역할까지 대물림되는 신 세습주의 시대에 이 질문은 얼핏 공정성을 부정하는 것처럼 들린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시대에 실력중심의 평가라도 있어야 그나마 작은 사다리가 유지되는 것 아닌가 반론도 제기된다.

박남기 교수 진단은 냉정하다. ‘실력중심의 사회적 평가가 역설적으로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학벌과 파벌의 근원’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올림픽이나 연예인들의 수입구조를 예로든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역경을 딛고 노력한 결과로, 누구나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하계306개(2016 기준), 동계 102개(2018 기준)에 불과하다. 70억 인구가 최선을 다해도 300명 남짓한 사람만이 금메달을 딸 수 없다. 금메달과 은메달 차이는 실력의 차이이기보다 미세한, 구분을 위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 미미한 차이에도 극단의 실력주의 사회는 메달을 획득한 사람에게 모든 영예를 안긴다.

한국사회 대학입시나 취업전선으로 이야기를 전환해보자.

박 교수는 “상위 1%나 10%는 한정돼 있는데 여기에 들지 못하는 사람은 ‘노오력’이 부족한 사람 취급하고, 심지어 상위 10%들이 사회적 지위와 재화 등 모든 것을 독점한다”며 “이 실력이라는 이름의 승자독식이 살인적인 무한경쟁과 사회적 불평등, 계급화 등의 비극을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다른 모든 요소를 배제한 실력중심의 평가는 ‘노력 만능주의’를 야기하고 ‘개인 무한책임론’을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주지만 성공은 한정돼 있고 또 최선(노오력)을 다 한다고 성공할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한경쟁 승자독식, 온당한가





특히 문제는 이 성공에 대한 사회적 인식, 성공한 이들의 인식이라고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현실사회 상위 1%들의 ‘내가 노력해서, 내 피와 땀이 일궈낸 전유물이라서 누릴만하다’는 생각(오만)이 사회적 비극을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자신들의 ‘노력으로 일궈낸 성과’라는 인식은 승자독식을 당연시하고 무한경쟁, 불평등, 계급화까지도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우를 범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그렇게 발생된 불평등과 빈부격차는 어떠한 정책으로도 메꿀 수 없다”며 “당사자들은 물론 부모를 비롯한 주변인들의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존롤스가 정의론에서 정의를 이야기하며 예로 든 ‘무지의 장막’에 나온 이야기를 예로 든다. 이들의 ‘실력’은 좋은 스승이나 좋은 머리와 부모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와 같은 사회적 DNA, 즉 올림픽에서의 ‘운’과 같은 수많은 ‘우연’이 더해진 결과라는 것이다. 소위 공부 잘하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이들이 ‘남들보다 더 노력’을 했다고 말하지만 그정도 ‘노오력’은 다른 이들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다른 우연’이 주어지지 못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실력중심의 평가시스템을 부정하자는 것인가.

박 교수는 “내가 내 노력, 내 ‘실력’으로 오늘 이 자리에 있다는 오만을 버리고 주변으로부터 받은 ‘우연’의 결과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제 받은 운을 사회와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세습사회시대, 빈부격차와 불평등이 갈수록 커지는 사회에서 이제는 ‘공존의 리더로 나눔의 삶’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개인의 성공을 함께 나누는’ 신 실력주의 사회로 나가자”고 제안한다.





성공, 전유물이라는 착각 벗어나야



“사회적 유전까지 슈퍼유전자를 확보한 재벌가는 그만큼 우연에 감사하고 함께 가려고 노력해야하고 ‘개천에서 난 용’들도 지금까지 처럼 혼자 하늘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올라온 개천에 비를 내리고 물을 더하는 용이 되도록 해야한다”는 이야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의 철학이나 시스템, 사회적 시스템을 함께 바꿔나가야한다.

현재 교육현장은 상위 10%를 위한 소위 엘리트 육성을 위한 틀이다. 이 틀도 바꿔야하지만 우선 이 틀안에서 이들 10%들이 사회로부터 ‘혜택받은’ 사람들 이라는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박교수는 행복교육으로 알려진 핀란드 교육현장을 전한다.

그는 “핀란드에서는 아이들이 공부잘하는 아이들을 고마워한다. 그 아이들은 장차 돈을 많이 벌어 사회에 보탬이 될(세금을 많이 낼) 것(자신들이 그 혜택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가 ‘교육은 단순히 교수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종합적인 문제’라고 하는 이유다. 제대로 세금을 내는 나라에서는 부자에 대한 존중이 뒤따르고 이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의식세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도 사위 1%의 인식의 전환 뿐아니라, 이들의 인식이 사회적으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일한만큼 벌고 번만큼 내는 세금이 아깝지 않을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안착돼야한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속칭 공정함으로 수식된 한국사회의 실력주의는 종래는 끔찍한 빈부격차와 고착화된 계급주의를 만들어낼 것이고 이는 심각한 사회적 박탈감을 양산하고 그런 사회는 폭발할 수 도 있다”고 경고한다.



쓰러진 이 방치하지 않는 새로운 사회



그가 새로운 패러다임, ‘수정된 공동체 주의’를 주창하는 이유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에 대해 감사해하고 사회에 이를 되 갚으려는, 개인이 성공을 함께 나누는 사회, ‘신실력주의’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공동체에서 얻는 것도 있지만 공동체가 형성되려면 사회구성원들이 희생하는 것도 있어야한다”며 “인류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모든 것은 혼자 만든 것이 어없다, 대한민국이란 공동체가 의미있게 영속하도록 나는 무엇을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생각해봐야한다”고 강조한다.

“최선을 다하면 가다가 쓰러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쓰러진 이를 방치하지 않는 사회, 그런 신 실력주의 사회를 만들어가자”

젊은이들이 운과 실력 등 모든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한다. 그러나 시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사회에서는 누구도 역량을 발휘 할 수 없다.

이 힘든 길을 함께 가자, 너 혼자 가는게 아니다.





세상은 날 위해 울어주지 않는다



젊은이들을 위한 고언도 마다 않는다.

박 교수는 “세상은 냉혹하고, 결코 날 위해 울어주지 않는다” 며 “노예를 거느리지 않는한 죽는 날까지 내 생계는 내가 책임져야한다는 현실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에게 냉혹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그 속에서 꿈과 희망을 가꿔가도록 해야한다는 강조다.

과거 일본에서 전인교육 ‘유토리교육’을 받은 세대들이 현실에 적응을 못해 부모에 기생하는 ‘캥거루 족’을 지나 아예 부모의 노후 연금까지 축내는 기생충세대로 전락한 사례를 들며 요즘 젊은 세대의 책임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모세대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사회 상위 10%들이 자신의 성공을 사회와 함께 나누는 수정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자라나는 학생들은 잔인한 현실을 냉정히 인식하고 이에바탕해 현실적응력을 길러가자는 제안이다,조덕진기자 사진=오세옥기자











박남기 총장은



서울대 사범대 국어과 출신으로 미국 피츠버그 대에서 교육행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광주교대 교수(교육학과), 피츠버그 대학교 국제교육연구소 객원교수를 거친 뒤 2008∼2012년 광주교대 총장을 지냈다. 지난해부터 EBS ‘교육대토론’ 사회를 맡아 한국 사회 교육 문제들을 들여다보고 대안을 제시하는 일을 주도하고 있다.

2017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대학교수법 및 학습프로그램 공모전’에서 ‘가슴으로 가르치는 교수법’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광주교대 학급경영연구소 소장,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 대한교육법학회 수석부회장(차기회장), 광주교육나눔본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의 저서 중 30만 교사들이 찾는 ‘최고의 교수법’은 최고의 교육학 저서로 평가받는다. ‘교육전쟁론’ ‘교사는 어떻게 성장하는가’(공저), ‘학부모와 함께하는 학급경영’(공저), ‘학급경영 마이더스’(공저) 등 다수가 있다.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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