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추가최종편집 4.10(수) 14:43
 
소개 CEO 인사 오시는 길 광고문의 구독신청

인문지행-정의석 소장
2019. 04.10(수) 14:04확대축소
에반게리온 1화-1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담긴

인류의 외로움과 구원에 대한 메시지



작가가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서술할 때 정신분석 등의

심리학적 측면을 의도적으로

포함시키고자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신분석의 대표적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만을

담고자 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훨씬 섬세하고

중층적인 면을 전달하고자 한다.



마징가 Z가 단순히 인류평화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라면,

에반게리온의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와의

심리적 융합을 위해 싸운다.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 신지의 아버지 도우가

추구하던 것은

결국 에반게리온 연구과정에서

죽은 아내와의

정신적 결합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중 하나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다. 어떤 애니메이션들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혁명적이라고 평가되곤 하는데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혹자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전과 후로 나뉜다고 과장해서 말하기도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다는 점, 인간의 심리적 흐름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이 두 가지 특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대한 해석서들이 등장하는데 철학적인 해석을 포함해 종교적인 측면, 과학적인 측면, 심리적인 측면 등의 다양한 해석을 담고 있다.

오늘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포함한 다양한 요소 중에서 심리적 측면을 다루고자 한다. 실제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보고 있자면 정신분석 용어가 종종 등장한다. 작가가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서술할 때 정신분석 등의 심리학적 측면을 의도적으로 포함시키고자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신분석의 대표적 개념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만을 담고자 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훨씬 섬세하고 중층적인 면을 전달하고자 한다.

본인이 보았을 때는 작가가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인간관계의 외로움으로 보인다. 그리고 외로움에 빠지지 않기 위해 처절하게 매달리는 고통과 슬픔을 담고 있다고 본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표면적으로 보면 전형적인 SF이다.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사도’라는 존재가 인간을 공격하고, 주인공은 거대한 사이보그처럼 보이는 에반게리온을 타고 그 사도를 무찌른다. 이는 형식적으로 보면 우리가 흔히 아는 ‘마징가 Z’시리즈와 다르지 않다. 인류의 평화를 위해 싸운다는 점에서 둘은 같다.

그런데 조금 더 심층적으로 들어가 보면 싸움의 목적이 매우 다르다. 마징가 Z가 단순히 인류평화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라면, 에반게리온의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와의 심리적 융합을 위해 싸운다.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 신지의 아버지 도우가 추구하던 것은 결국 에반게리온 연구과정에서 죽은 아내와의 정신적 결합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전 인류가 생존을 위해 개발한 에반게리온이 인류전체가 아니라 자신의 아내 한명을 위한 것이라는 허탈함과 함께, 그가 마치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 박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이 서로 갈등하지만 도우 박사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주인공 신지의 외로움과 버려짐은 가장 명료하게 드러낸다. 주인공 신지는 새로운 사도의 등장으로 인해 인류가 위협에 빠졌을 때 등장한다. 그는 에반게리온의 책임자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서 온 것인데 그동안 무관심했던 아버지는 곧바로 에반게리온을 타고 사도와 싸우라고 요청한다. 어린 아들을 사지로 바로 보내는 것이다.

신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삼촌의 집에 맡겨진다. 그의 아버지는 그 후 신지가 어떻게 지내는지 관심이 없다. 아버지는 오직 죽은 그의 아내와 에반게리온에만 관심을 쏟는다. 에반게리온을 운영하는 기지 ‘네르프’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레이라는 신지와 동갑인 어린 여성에게만 애정을 보인다. 신지가 경험하는 것은 일종의 유기, 버려짐에 대한 것이다. 유기나 버려짐은 우리 자신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 생각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유사 유기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진행형이다.

신지는 어렸을 때 어머니의 죽음으로 가장 자신을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게 되고, 그것은 신지에게 가장 충격적인 경험이 된다. 신지의 기억과 꿈에서 등장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신지가 어머니를 얼마나 바라고 의지했는가를 보여준다. 만일 아버지가 그 공백을 메워주었다면 신지의 외로움과 고통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는 오히려 그를 친척집에 맡겨버린다. 어머니를 상실한 어린 신지에게는 죽음에 가까운 충격이 아니었을까? 아버지 도우가 신지를 맡긴 삼촌은 신지를 부담스러워 한다. 그곳에서 지낸 신지는 환영받지 못한, 거부된 아이였을 뿐이다. 혹 삼촌 집을 벗어나더라도 세상 밖에 그를 환영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주인공 신지가 심리적으로 있을 곳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그런 그가 갑자기 전쟁의 영웅이 되기를 요청받은 것이다.

여성 정신분석학자 카렌 호나이는 부모에게서 버려짐으로 죽게 될 것이라는 불안을 ‘기본적 불안’이라고 명명하였다. 새로 태어난 생명은 그의 생존을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한다. 부모를 향한 강렬한 의존성과 애착, 애정은 생존을 위한 강렬한 욕망을 나타낸다. 다수의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버려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사한 경험은 상시 존재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힘겨워할 때 자녀는 생각한다. 내가 부모를 힘들게 한 것이 아닌가? 내가 사라져야 부모는 편안해지지 않을까? 부모가 서로 부부싸움을 할 때도 자녀는 생각한다.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면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낮은 성적이나 성취로 부모를 실망시켰다고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부모의 미움과 분노는 자녀를 불안하게 한다. 그것은 단순히 부모가 화를 내고 혼냈다는 의미를 넘어 부모가 나를 꺼려하고, 버릴지 모른다는 불안의 감정이다.

여주인공 레이는 신지의 아내의 유전적 복사품이다. 그녀는 영혼이 없는 것처럼 그려진다. 다른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고, 사회적 관계를 전혀 하지 않는다. 오직 에반게리온에 타서 싸우고, 신지의 아버지의 명령에 충실하려 한다. 그의 맹목적인 삶의 의지는 그녀가 처한 공허함의 상징이다. 그녀는 유전적 복제품이기에 그녀에게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는 것이다. 그녀에게는 심리적 뿌리가 전혀 없다.

또 다른 에반게리온 조종사인 아스카에서부터, 신지를 돌봐주는 제2의 어머니 미사, 그리고 인류보완계획을 세우는 ‘제레’라는 단체의 구성원마저도 모두 버려짐과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추구해왔다는 것이 밝혀진다. 에반게리온은 액션의 화려함, 여러 종교적 요소의 혼합 등으로 신비감을 더하기는 하지만 그 밑이 깔린 정서는 깊은 외로움과 고독이다. 그래서인지 에반게리온을 보고 나면 다수의 사람이 슬픔을 느끼곤 한다. 에반게리온을 본 후 관람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신지의 외로움이 그쳐지기를 그리고 자신의 외로움이 그쳐지기를 소망하게 된 것인지 모른다.







정의석은



‘지역사회심리건강지원그룹 모두’대표로 활동 중이다. 아동과 청소년의 심리적인 적응, 학습과 진로 문제 등에 대해 현장에서상담을 해오고 있다. 청년들을 위한 무료집단상담을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국내 최초로 진행했고 ‘미래학습상담센터’를 비롯해 교육청 컨설팅장학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상담심리문제에 참여하고 있다.



에반게리온 1화-1
에반게리온 해석편
에반게리온 해석편
에반게리온


cms20@srb.co.kr
회사소개 | 회원약관 | 개인보호정책 | 청소년보호정책 | 공지사항 | 제휴문의 | 광고문의 | 기사제보 | 구독신청

제호 : 아트PLUS 등록번호 : 광주 다 - 00259 등록일 : 2013. 9. 18. | 발행.편집인 : 장인균 문의메일 : mdart@mdart.co.kr 웹메일

61234 광주 북구 제봉로 324 (중흥동, SRB빌딩) (주)SRB무등일보 제보 및 문의 062-606-7737(代) 팩스 062-382-0440 Copyright ⓒ mdart.co.kr

본사이트의 게재된 모든기사의 판권은 본사가 보유하며 “발행인” 의 사전 허가없이는 기사와 사진을 무단전재 복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