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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지행-장춘석(상)
2019. 05.14(화) 19:19확대축소
복숭아
인문지행-장춘석(상)



불멸(不滅)의 과일, 복숭아와 사과로 보는 동서양 차이(상)



동양 최고의 시집으로서

중국인의 원시사유와 감정을 노래하는

시경에서는 그 ‘주남·도요’ 편에서

복숭아가 혼인과 다산을 상징하는

의상(이미지)으로 사용되었다.

결혼하여 아이를 많이 낳아

잘 기르고자 하는 소원을

복숭아를 통해 나타내었다.





그리스 신화 외에도,

켈트 신화와 게르만·북구 신화 등에서

사과는 모두 신들의 나라에서만

열리는 열매로 나와 있다.

제우스나 오딘, 루 등등의 신들은

달게 숙성된 이 과일을 먹고

영원한 생명과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젊음을 유지한다.





먼 옛날, 사람들은 신적인 힘을 가진 음식이나 약을 상상했다. 이들 음식이나 약은 불노장생, 혹은 불노불사(不老不死)를 가져다주는 것으로 원래 신들의 전유물이다. 그런데 인간이나 요괴들이 이것들을 탐냄으로써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이런 유형의 이야기들로 신화에 나오는 중국의 반도(蟠桃), 서구의 황금사과, 인도의 넥타르·암브로시아·소마주 등을 들 수 있다 이나바 요시아키 저, 송현아 역, ≪부활하는 보물≫, 서울, 들녘, 2002, 142-199쪽은 세계 신화 속에 등장하는 불사의 약, 과일, 음식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중국의 반도는 누락되어 나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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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중국과 서구의 문헌에 나오는 수많은 식물들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신화 속에 나오는 식물들에 흥미를 가졌고, 그중에서도 반도와 황금사과에 특히 주목하게 되었다. 여기서 반도와 황금사과는 신들이 먹는 복숭아와 사과를 가리키는데 이는 본디 중국과 서구 사람들에게 있어서 복숭아와 사과가 최고의 과일이자 식물이었음을 말해준다.

먼저, 동양 최고(最古)의 시집으로서 중국인의 원시사유와 감정을 노래하는 ≪시경詩經≫에서는 그 <주남周南·도요桃夭> 편에서 복숭아가 혼인과 다산을 상징하는 의상(意象, 이미지)으로 사용되었다. 즉 결혼하여 아이를 많이 낳아 잘 기르고자 하는 소원을 복숭아를 통해 나타내었다. 주렁주렁, 복숭아가 아름답고 탐스런 과일들을 매달고 있기 때문이다. 곡식과 식물을 기르는 방법을 설명한 농서(農書)에는 복숭아의 무속성을 언급한 대목이 있다. 6세기 전반에 나온 유가협의 ≪제민요술齊民要術≫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농서로서, 그 4권 34편에 복숭아 가꾸는 방법을 설명한 <종도種桃> 편을 보면 다양한 복숭아 이름을 소개하고 있는데 “≪본초경≫에 이르기를 ‘올빼미가 복숭아나무에서 살면 과실이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백 가지 귀신을 죽인다.’ 本草經曰桃梟, 在樹不落, 殺百鬼.”라고 했다. 그 외 “≪업중기≫에 이르기를 ‘석호원에는 구비도라는 것이 있어서 무게가 2근이나 나간다.’中記曰石虎苑中有句鼻桃, 重二斤.”라고 했고, 또한 “술에 이르기를 ‘동방에 복숭아나무 9그루를 심어 두면 집안의 자손이 번창하고 재앙이 없어진다. 호도나 내도를 심어도 이와 같다.’術曰東方種桃九根, 宜子孫, 除凶禍, 胡桃柰桃種, 亦同”고도 했다.

이처럼 먹는 과일임과 동시에 다산을 상징하고 무속으로도 사용되던 복숭아는 서왕모(西王母) 신화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이미지로 발전해간다. 서왕모는 불사약을 관장하는 여신으로서 한대 유안(劉安, 기원전 179-122)의 ≪회남자淮南子·람명훈覽冥訓≫에서는 “예가 서왕모에게 불사약을 청했는데, 항아가 훔쳐서 달로 달아나자 창연히 실망하고 계속 살 수가 없었다.(請不死之藥於西王母, 姮娥竊以奔月, 창然有喪, 無以續之)”라고 했다. 화살을 잘 쏘는 예가 항아와 결혼했는데 어느 날 서왕모에게서 불사약 2인불을 얻어왔다. 그런데 욕심이 난 항아가 남편 몰래 2인분을 모두 먹었다. 그러자 몸이 가벼워져 둥둥 허공에 떠서 달까지 가 두꺼비로 변했다고 한다. 달에 보이는 어두운 부분은 바로 그렇게 생긴 것이다. 두꺼비로 변한 항아가 달에 있다는 발상은 이처럼 서왕모의 불사약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후대에 서왕모의 불사약이 바로 복숭아이며, 그 복숭아는 삼천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반도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한편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도화원기桃花源기≫가 나온 이후에는 복숭아나무가 이상향이나 선계(仙界)를 상징하게 되었다. 어느 어부가 물위에 떠내려 오는 복숭아 꽃을 기이하게 여겨 물을 거슬러 올라가 물이 다한 곳에서 배를 내리니 복숭아 정원이 나오고, 그 끝에 산 동굴이 보여 그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근심과 걱정이 전혀 없는 이상향이 나오더라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복숭아가 무속, 불사, 서왕모, 이상향 등과 결합되면서 다채한 이야기가 지어지고, 그 이야기들은 명나라 때 지어진 ≪서유기西遊記≫에서 종합되어 대단한 판타지를 창조했다. 손오공은 토지신·역사(力士)·제천부선리(齊天府仙吏) 등 하늘 신들이 엄중히 지키고 있는 반도원에 들어가 복숭아들을 따먹고 불사의 몸이 된다. 그리고 서왕모가 주최하는 신들의 잔치인 반도승회(蟠桃勝會)에서 신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드디어 손오공과 신들 사이에 대 전쟁이 전개된다. 반도를 먹고 불사의 몸이 된 손오공을 이길 수 없는 신들이 여래, 즉 부처님께 도움을 청하자 여래가 손오공을 잡아 오행산(五行山) 밑에 가두었고, 당나라 삼장법사가 인도로 갈 때 오행산을 지나다가 그를 구해서 동행한다.

다음에는 서구의 황금사과를 보자. 황금사과 신화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와 파리스, 두 편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헤라클레스는 아르고스 왕으로부터 12가지 과업을 부여받는 바, 열한 번째가 바로 헤라가 주인인 헤스페리데스의 동산을 찾아가 황금사과를 따오는 일이였다 황금 사과나무 이야기는 이윤기, ≪그리스 로마신화4-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서울, 웅진지식하우스, 2007, 277-294쪽을 참고.

. 이 동산은 헤스페로스의 세 딸들(헤스페리데스)과 잠자지 않는 용이 지키고 있었다. 더구나 이 동산은 세상 끝에 있어서 인간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이에 헤라클레스는 어깨로 하늘을 받치고 있는 아틀라스에게 제안하여 대신 하늘을 받치고 있을 동안 가서 황금사과를 따오게 한다.

여기서 ≪서유기≫와 헤라클레스의 모험을 비교하면 상당히 유사한 구조가 발견된다. 신들의 동산, 동산에 심어져 있는 과일의 주인인 아름다운 여신, 그 주인의 명을 받고 과일을 지키는 신 등은 두 이야기의 공통 서사구조이다. 한편 중국의 서왕모 신화에는 신들의 음식으로 차려지는 반도회(蟠桃회)라는 연회가 나오거니와 그리스 신들도 신들의 음식으로 연회를 차린다. 이 연회 석상에서 파리스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들의 연회에 초대받지 못한 에리스는 화가 나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적힌 황금사과를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 사이에 던진다. 이로 말미암아 세 신 사이에 황금사과를 갖기 위한 다툼이 일어나며, 제우스가 목동인 파리스로 하여금 가장 아름다운 여신을 결정하게 한다. 파리스가 아프로디테로 결정하자 다른 두 여신은 파리스와 적이 되고, 우여곡절 끝에 트로이로 도망 간 파리스로 인해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연합군과 트로이 간에 트로이 전쟁이 시작된다 토머스 불핀치(Thomas Bulfinch) 저, 김경찬 편역, ≪그리스·로마 신화 이야기(The Age of Fable)≫, 서울, 동해, 2000, 316-317쪽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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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외에도, 켈트 신화와 게르만·북구 신화 등에서 사과는 모두 신들의 나라에서만 열리는 열매로 나와 있다. 제우스나 오딘, 루 등등의 신들은 달게 숙성된 이 과일을 먹고 영원한 생명과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젊음을 유지한다.

한편 독일의 바그너(1813-1883)는 고대 북유럽의 신화를 소재로 4부작으로 구성된 ≪니벨룽의 반지≫라는 오페라 작품을 만들었다. 북유럽 국가 여러 나라의 신화에 나오는 다양한 소재들을 융합하여 재창작한 것인데, 1부의 제2장에 황금사과를 가지고 있는 프레야 이야기가 나온다. 프레야의 황금사과는 신들이 늙고 쇠약해지는 것을 막아지는 불사의 과일이기 때문에 신들은 프레야를 잃으면 안 된다. 그런데 신들의 왕 보탄은 거인 파프너와 파솔트, 두 형제에게 거대한 성벽을 지으라고 명령했는데, 거인들은 일의 대가로 프레야를 원하여 결국 신들은 프레야를 빼앗긴 결과 늙고 병들기 시작한다. 다행히 불의 신 로게가 가져온 보물과 반지로써 거인들과 협상하여 프레야를 되찾게 되자 신들도 영원한 젊음을 되찾는다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의 내용은국립오페라단 저, ≪니벨룽의 반지≫, 서울, 예술의전당, 2005, 42-55쪽을 참고.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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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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