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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만들기는 나와 이웃의 진짜 얼굴 찾아가는 과정”
2019. 07.07(일) 08:48확대축소
“인형만들기는 나와 이웃 얼굴 찾아가는 과정”





광주서 인형워크샵 갖는 엄정애작가





‘이 바쁜 세상에

인형이나 만들고 있느냐‘

여기에는 놀라운 비밀이

워크샵 통해 치유 받고

협력 소통으로 상대 알아가

건강성 공동체 회복에 도움

미 지역사회 프로그램 인기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를 배경으로 전통 한지 인형작업을 하고 있는 인형엄마 엄정애 작가가 광주를 찾아 시민들과 인형워크숍을 하고 있다. 시민자유대학 초청으로 광주를 방문한 엄 작가는 치유와 소통, 참여의 방식으로서 인형만들기를 위한 인형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함께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기획자들을 위해 지도자 과정 워크숍도 무료 운영할 계획이다. 그녀를 만나 인형워크숍과 작가활동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미국 미니애폴리스 도시를 배경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엄정애 작가가 광주를 찾아 시민들과 인형워크숍을 하고 있다. 엄 작가는 인형만들기 워크숍이 단순히 인형 만들기를 넘어 치유와 지역사회 통합의 가능성을 갖고있다고 말한다. 시민자유대학 제공


“살면서 많은 것들을 저지당하잖아요. 이 엉터리 세계, 마음껏 창조해보세요. 내가 만든 세계, 내 기쁨과 아픔, 사랑을 함께 이야기하고 나눠주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보세요”

시민자유대학에서 7월까지 한 달 동안 시민들과 함께 ‘큰 인형만들기’ 워크숍을 갖고 있는 ‘인형엄마’ 엄정애(63)작가가 권하는 인형만들기의 진짜 속이야기다.

사람들은 말한다. ‘이 바쁜 세상에 웬 인형이냐, 인형이나 만들고 있느냐’고. 허나 여기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어있다. 여타 창작활동이 그렇듯 인형만들기 또한 나, 나와 이웃, 나와 세상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인형워크숍에 엄 작가가 가장 주목하는 부문은 치유의 힘이다.

그녀는 “인형을 만들면서 다쳤던 마음을 풀어낼 수도 있고 새로운 꿈을 만들 수 도 있다”며 “인형을 만드는 과정은 일종의 명상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이를 ‘종이선(禪)’이라 칭한다. 단순히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종이를 하나 하나 이어 붙이는 과정과 행위는 떠오르는 생각, 상념과의 마주함이다.

꼭 작가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엄 작가는 “미국에서 종이인형 워크숍에 참여했던이들이 과정이 끝날 무렵 매우 밝아지고 활기를 되찾으며 고마워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외로움이나 사람에게 받은 상처 등 다치고 지친 마음을 풀어내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권하는 또 하나의 숨은 힘은 교감이다.

아이들의 경우 상처받은 아이들도 인형이 매개가 될 경우 대화가 가능해지는 식이다. 외국의 경우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워크숍이 전개된다. 그녀가 활동하는 미니애폴리스에서도 인형만들기는 중요하고 인기리에 전개되고 있단다.

엄 작가는 “워크숍에서 다루는 큰 인형 같은 경우 절대적으로 대화가 필요하고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만들수가 없기 때문에 팀원이 소통하고 화합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가족들이 참여할 경우 서먹했던 관계는 가까워지고 더욱 돈독해지는 걸 참가자들이 느끼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 하나는 한지(韓紙)가 갖는 매력이다. 한지의 감촉과 한지가 빚어내는 조형감각은 어떤 재료나 질료로 대체할 수 없다. 그녀가 인형작가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하다. 허나 아쉽게도 워크숍에서는 한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폐 신문지 등을 활용해 재활용과 순환, 환경문제 등 다양한 메시지를 함께 고민할 예정이다.

작가로서 그녀가 주목하는 대목은 강제로 빼앗긴 전통인형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는 일이다. “인형을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엄 작가는 “한지 인형은 우리문화에서 보편적인 것이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문화말살과정에서 사라졌다”며 “이제는 우리가 우리 얼굴을 찾아가야한다”고 말한다.

일본은 잔인했다. 인형을 비롯해 전래 놀이문화에 관련된 모든 놀이도구 박멸에 나섰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인형이나 놀이도구를 수집했다. 가져오면 상을 주고 댓가를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선택사항은 아니다. 이웃 누군가 인형이나 전통 놀이도구를 숨겨 놓으면 신고하도록 했다. 당근과 채찍이 병행됐다. 일본은 이렇게 수집한 전래 놀이 도구들을 광화문 광장에 모아놓고 서울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불태워 없앴다. 그렇게 전래 놀이문화가 모두 사라지면서 전통 인형들이 모두 자취를 감추고 현재는 꼭두(우리나라 전통 장례식 때 사용되는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 조각)만 남아있다.

이제 전통인형은 규장각 보관소에서나 만날 수 있는 희귀한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양반댁에서는 비단인형을 갖고 노는 등 다양한 인형들이 있었지만 이제 그 흔적도 만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그녀의 아쉬움은 설명이 필요치 않다.

그녀는 한국식으로 하면 늦깎이 작가다. 40대 초반에 데뷔했으니. 인연과 우연이 빚어낸 필연으로 그녀는 여타작가와 달리 미국 공립미술관 초청으로 첫 개인전을 가지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어린시절 조각가를 꿈꿨으나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했다. 낯선 길이다. 어쩌면 작가의 길이 정해졌거나 준비된 길이었을까. 버려진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낯설던 시절인 90년대 초 그녀는 서울에서 버려진 방앗간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운영했다. 갤러리를 겸한 카페와 문화공간 같은 카페.

그렇게 사업가로 살아오던 그녀가 작가의 길에 들어선건 우연이었다. 아니 어쩌면 정해진 운명이었는지도 모를일이다. 그녀의 홀트아동복지재단 봉사활동이 뜻하지 않게 그녀를 작가의 길로 안내했다. 부모를 찾아 한국땅을 밟은 한 여성이 정보가 너무 빈약해 상봉은커녕 부모를 찾기위한 어떠한 활동도 할 수가 없었다. 기한은 다가왔고 어머니의 땅을 밟아본 것에 그치고 그녀는 미국으로 떠나야했다. 그렇게 보낼 수가 없었다. 예의 문화공간에서 그녀를 돕기 위한 성대한 문화행사를 마련하고 떠나는 그녀에게 한국이 생각날 때면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형들을 품에 안겨 보냈다.

사실 그녀와 인형의 만남은 아주 오랜 일이다. 중학생 시절 친구 선물을 찾던 그녀는 직접 인형을 만들어 선물했다. 친구들 반응이 너무 좋아 인형은 그녀의 중요한 취미가 됐다. 모든 창작자들처럼 슬프거나 기쁘거나, 혹은 또 다른 형태의 감정이 그녀를 휘감을 때마나 그녀는 하나 하나 인형을 만들어왔다.

입양여성이 떠난 후 어느날 갑자기 미국에서 연락이 왔다. 미니애폴리스 시립미술관이었다. ‘작품이 충분하냐, 개인전을 할 수 있는냐’. 1999년의 일이다. 미술관은 한지로 만들어진 한국 인형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미니애폴리스 시립미술관은 당시 고갱전 연계전시로 그녀의 초대 개인전을 마련했다. 미술관이 그녀의 작품에 얼마나 환호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 일이다. 그렇게 인형을 취미로 만들던 엄정애씨는 미국땅에서 작가로 데뷔한다.

어느날 갑자기 미국 공공미술관 초대전으로 데뷔한 그녀의 인형들은 현지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러브콜이 이어졌고 급기야 미니애폴리스로 거주지를 옮겨야했다. 그녀는 그곳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미국사회가 자랑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광주방문 동안 인형워크숍이 광주사회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도자 양성을 위한 무료 연수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엄 작가는 “한국 다른 도시에서도 워크숍 후에 인형퍼레이드를 했는데 시민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가족이나 이웃들이 한데 어울려 소통하고 메시지를 담은 대형인형을 특정한 날에 퍼레이드를 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 즐겁다”고 말한다.

그녀는 ‘광주시민’들이 ‘광주’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조덕진기자

사진 시민자유대학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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