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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경의 월드뮤직
2019. 08.21(수) 17:37확대축소
핑크마티니의 리더 로더데일은 장르와 국경을 뛰어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작은 오케스트라를 꿈꿨고 1994년 핑크 마티니를 만든다. 그들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소통에 대한 진심 때문일 것이다. 언어나 장르로 제한하지 않고, 특별하거나 선택 받은 사람들이 즐기는 특권 음악이 아닌 평범한 우리 모두 듣고 즐길 수 있는 범세계적인 음악이라는 메시지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언어와 지역을 뛰어넘어 모두가 즐기는 음악



김세경의 월드뮤직

핑크마티니





그들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될 수 있는 한 많은 언어로 노래했다.

그러면서도 흔하게 우리들이

느끼고 행동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상처받고 또다시 힘을 내는

이야기를 노래로 불렀다.

그랬기에 수많은 언어들로 부른

수많은 그들의 노래들이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받나 보다.



필자는 칵테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어중간한 맛 같아서 즐겨 마시질 않았다. 과일주스나 톡 쏘는 청량 음료 만큼 갈증을 시원하게 없애주는 것도 아니면서 데낄라나 보드카처럼 흠뻑 취하자고 마시려면 몇 잔을 마셔야 할 지 감도 안오는….

호주에서 보낸 2년 전 생일, 친구의 생일 선물로 스트로베리 다이끼리라는 칵테일을 마신 적이 있었다. 첫 느낌이, ‘세상에나 이렇게 맛있는 칵테일이 있었나?’ 였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헤밍웨이가 엄청 사랑했던 칵테일이었다니 헤밍웨이의 취향을 알 것도 같았다.

뭔가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내게 그날의 칵테일은 이제까지 상상을 뛰어넘는 맛이었다고 해야 하나. 핑크 마티니가 그랬다. 밴드 이름이 뭔가 칵테일스러워서 이런 밴드가 제대로 된 음악을 할까?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내가 처음 스트로베리 다이끼리를 마시던 날의 그 신선한 충격과 비슷했다.

리오 데 자네이로의 쌈바 페스티벌을 즐기는 듯 했다가 바로 다음 1930년도의 프랑스의 뮤직홀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나폴리의 팔라초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해주는 것이 바로 핑크 마티니. 그것이 그들의 음악이고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그들의 음악만으로도 가보지 않은 그 곳, 마음속에서만 염원했었던 그 곳, 혹은 언젠간 가보고야 말 그 곳을 느껴볼 수 있게 하는 것. 핑크 마티니는 전 세계를 돌며 20개의 언어로 노래를 불렀다.

1994년 하버드 대학 출신 피아니스트인 토마스 로더데일은 오레곤주 포틀렌드에서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정치적인 후원자들을 지지하는 모임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감동적이지 않고 활기도 없고 시끄러운데다 친숙하지도 않았다고 로더데일은 말한다. 그런 음악들을 견딜 수 없었던 로더데일은 장르와 국경을 뛰어넘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작은 오케스트라를 꿈꿨다. 그리고 1994년 만든 밴드가 바로 핑크 마티니였다. 핑크 마티니는 ‘핑크 팬더’와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이름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가 듣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악은 늘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여야 하고요. 우리 노래들의 절반 정도는 멤버들, 친구, 가족들을 소재로 가사를 쓰곤 합니다. 다른 나머지는 세월을 거쳐 우리가 발견한 옛 것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우리 노래들은 오래된 영화, 사진, 음악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건 옛 것과 현재의 세대 차이를 좁히고, 사람들에게 어떤 형태, 모양, 사이즈를 불문하고 어디에서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언어로, 모든 지역을 뛰어넘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보통의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음악’, ‘낯설고 불편하게 여겨지지 않는 지구촌 각 지역의 음악’을 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그들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될 수 있는 한 많은 언어로 노래했다. 그러면서도 흔하게 우리들이 느끼고 행동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상처받고 또다시 힘을 내는 이야기를 노래로 불렀다. 그랬기에 수많은 언어들로 부른 수많은 그들의 노래들이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받나 보다.

토마스 로더데일은 밴드를 만들면서 하버드의 동창이었던 보컬리스트 차이나 포브스를 영입한다. 미술을 전공했던 두 사람은 학창시절부터 이미 베르디나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나 수많은 뮤지컬들, 그리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노래들을 주 레퍼토리로 종종 무대에서 함께 하곤 했다. 그랬던 그녀가 핑크 마티니의 메인 보컬리스트가 된다. 그리고 포틀랜드, 오레곤 등지에서 활동하는 클래식 연주자들과 라틴 뮤지션들을 대거 영입해 열두 명의 멤버로 구성된 핑크 마티니를 창단했다.

그들의 전설적인 앨범, ‘Sympathique(심파티크)’는 미국에서보다 유럽에서, 그리고 포틀랜드에서보다 파리에서 더 뜨겁고 빠르게 반응이 나타났다. 물론 그들이 1997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데뷔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앨범 수록곡은 프랑스 자동차, 시트로엥 광고에 사용이 되면서 히트치기 시작했다. 또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라운지 열풍이 불고 있을 때 부다바나 호텔 코스테 같은 핫 플레이스에 그들의 음악이 자주 등장하면서 그들의 인지도는 높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들은 이 앨범으로 프랑스에서 ‘올해의 곡’과 ‘최우수 신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고 전 세계에서 8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게 됐다.

그때부터 시작해 핑크 마티니는 전 세계의 50개가 넘는 최고의 오케스트라들과 함께 협연했다. 특히 할리우드의 로스엔젤레스 필하모닉, 보스턴 팝스, 케네디 센터에서의 내셔널 심포니와의 협연,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및 런던의 로얄 앨버트 홀에서의 BBC 콘서트 등 세계 유수의 밴드, 오케스트라, 음악인들과 함께 콘서트를 가졌다. 카네기 홀에서의 2003년, 2004년, 2008년 2011년의 새해맞이 콘서트뿐만 아니라 2011년 프랑스의 전설적인 극장인 올림피아 극장에서의 콘서트, 그리고 랑방의 10주년을 기념하는 파리에서의 콘서트가 전 좌석 매진됐다. 더불어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과 오레곤 뮤직홀 명예의 전당에는 모두 그 이름이 올랐다.

특히 칸 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 뉴욕 현대 미술관 재개관 행사 등 굵직굵직한 무대에서 인상적인 공연을 보여 주면서 핑크 마티니의 인기는 유럽을 넘어 미국과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됐다. 비슷한 시기에 음반 발매와 공연 활동을 하면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던 쿠바의 노장 뮤지션들의 모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과 함께 핑크 마티니는 월드뮤직을 전파하는 선두 그룹으로서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세 번의 내한 공연을 가졌는데 한국말로 또박또박 ‘안녕하세요. 핑크마티니입니다. 한국에 올 수 있어 영광입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한국에 다시 오고 싶습니다’고 인사말을 건네 우리나라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재즈 콘서트로는 이례적으로 스탠딩으로 진행됐고 한마음 한뜻으로 떼창하는 즐거운 콘서트로 기억된다. 매번 방한을 앞둔 때마다 그들은 지난 한국 공연은 무엇이 좋았었는지 그리고 이번 공연에는 무엇이 기대되는지 항상 공손하고 친근한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그들의 성공의 이유로는 ‘기꺼이 소통하겠다’는 그들의 진심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언어나 장르로 제한하지 않고 특별하거나 선택 받은 사람들이 즐기는 특권 음악이 아닌 평범한 우리 모두 듣고 즐길 수 있는 범세계적인 음악이라는 메시지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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